미국 시장 공략 '드라이브' 건 기업들

"미국 점유율 되찾겠다…올해 71만6000대 판매"
코나·신형 싼타페 등 투입하고 그랜저 재등판
제네시스 판매망 독립…재고량 '제로' 달성도
연초부터 기업들이 미국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의 경기 호조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에만 신차 7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지 가전공장을 예정보다 앞당겨 가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선제대응하려는 측면도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올해 기업들의 전체 실적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본산인 미국에서 명예 회복에 나선다.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한 데 따른 시장 충격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서다. 전략 차종의 대거 투입과 ‘재고 제로(0)’를 통해 외형과 내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는 14일 올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신형 싼타페와 코나 등 7개의 신차 라인업을 앞세워 지난해(68만5555대)보다 4.5% 늘어난 71만60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경수 현대차 북미판매법인(HMA) 법인장(부사장·사진)은 “올 상반기 코나와 하반기 신형 싼타페뿐만 아니라 코나 전기차(EV),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차 넥쏘 등 SUV 모델을 대거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픽업트럭 시장 진출도 공식화했다. 이 법인장은 “한국 본사에 픽업트럭 생산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이 선점한 중·대형 픽업트럭이 아니라 SUV 기반에 짐을 실을 수 있는 소형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출시는 2~3년 뒤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가 SUV와 픽업트럭에 힘을 쏟는 것은 현지 소비자 수요를 맞추지 못해 미국 시장에서 고전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미국 판매(68만5555대)는 전년보다 11.5%나 줄었다. 기아차(58만9668대)까지 합치면 전년보다 10.4% 감소한 127만522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시장 점유율도 7.4%로 떨어졌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8% 줄었지만 SUV 및 픽업트럭 시장은 3.6% 늘었다. 미국 내 판매량 상위 15개 모델 가운데 3분의 2인 10개가 SUV 또는 픽업트럭이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SUV 8개 모델을 새로 출시한다는 중·장기 전략도 내놨다. 8개 모델은 △코나 △코나 EV △싼타페 완전변경 △투싼 성능개조 △넥쏘 △LX2(중형급 모델) △엑센트 기반 QX(소형급 모델) △JX(럭셔리급) 등이다. 전체 판매량 중 SUV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고급 세단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에 그랜저(IG 부분변경 모델)도 다시 등판시킨다.

한때 3.5개월치에 달했던 재고를 내년까지 ‘0’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과잉생산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밀어내기 판매로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설명이다. 이 법인장은 “국내 및 앨라배마공장 생산량을 조절해 올 하반기부터 정상적인 재고 물량을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안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외곽에 있는 판매법인과 앨라배마공장(생산법인)을 통합하고 판매, 마케팅, 상품, 서비스 등 전 부문의 대대적인 혁신도 단행한다.

또 이르면 5월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망을 분리해 독립시킬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성장이 눈에 띌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렌지카운티(미국)=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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