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그랜저 재투입, 피업트럭 판매도 추진

2020년까지 SUV 8종 출시
“작년 잃어버린 미국 시장 되찾겠다”

현대자동차가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의 본산인 미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신형 싼타페와 코나 등 7개의 신차를 내놓고 ‘명예 회복’에 나선다. 올 판매 목표도 작년보다 4.5% 이상 늘려 잡았다. 내년엔 미국에서 철수한 그랜저(IG 부분변경 모델)를 다시 등판시키고, 중·장기적으로 픽업트럭 시장에도 새로 진출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잃어버린 미국 시장을 되찾는다는 전략이다.

◆美서 코나·싼타페 앞세워 공격 영업

현대차는 올해 SUV 중심의 신차 라인업을 앞세워 지난해(68만5555대)보다 4.5% 늘어난 71만60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14일 발표했다. 연내 미국 로스앤젤레스 외곽에 있는 판매법인과 앨라배마 공장(생산법인)을 통합하고 판매·마케팅·상품·서비스 등 전 부문에 대한 대대적 혁신도 단행한다.

이경수 현대차 북미판매법인(HMA) 법인장(부사장·사진)은 기자들과 만나 “올 상반기 코나와 하반기 신형 싼타페 뿐만 아니라 코나 전기차(EV),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차 넥쏘 등 SUV 모델을 대거 쏟아낼 것”이라며 “이외에 신형 벨로스터,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와 투싼 부분변경 모델을 각각 출시해 지난해 떨어진 판매량과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세단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판매를 중단했던 그랜저도 다시 등판시킨다. 픽업트럭 시장 진출도 공식화했다. 그는 “올 하반기 국내에 나올 신형 그랜저(IG)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년 초 미국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한국 본사에 픽업트럭 생산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이 선점한 중·대형 픽업트럭이 아니라 SUV 기반에 짐을 실을 수 있는 소형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의 픽업트럭은 2~3년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때 3.5개월치에 달했던 재고 물량을 내년 ‘0’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 법인장은 “국내 및 앨라배마공장 생산량을 일부 조절해 올 하반기부터 정상적인 재고 물량을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내년 쯤이면 앨라배마 공장 기준 재고를 ‘0’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제네시스 판매망 독립 추진

현대차는 수익성 낮은 ‘플릿 판매(렌터카업체 등 법인 물량)’를 줄이고 소매 판매를 늘리는 전략도 마련했다. 당장 판매량이 떨어지더라도, 중고차 잔존가치 유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법인장은 “렌터카 등 플릿 판매은 지난 2015년 20만대에 달했지만 올해는 10만대 정도로 축소하고 대신 소매 판매를 늘릴 계획”이라며 “2016년 74%에 달했던 소매 판매 비중을 작년 79%에 이어 올해 86%까지 올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이르면 5월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망도 분리해 독립시킬 예정이다. 초기에는 겹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현대차 딜러망에서 제네시스를 분리하고 별도 딜러망을 구성해 따로 판매할 계획이다. 작년 10월 선보인 ‘쇼퍼 어슈어런스’ 프로그램도 올 1분기부터 미국 전역으로 확대한다. 가격 투명성 제고, 계약 과정 단축, 찾아가는 시승 서비스, 3일 이내 환불 보장 등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작년 말까지 미국 내 4개 대도시에서 시범 운영된 결과 70%에 가까운 비율로 호평을 받았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총 8개의 SUV를 새로 출시한다는 중·장기 전략도 내놨다. 8개 모델은 △코나 △코나 EV △싼타페 완전변경 △투싼 성능개조 △넥쏘 △LX2(중형급 모델) △엑센트 기반 QX(소형급 모델) △JX(럭셔리급) 등이다. 전체 판매량 중 SUV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내실을 다지고 내년부터 본격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미국 판매(68만5555대)는 전년보다 11.5%나 줄었다. 기아차(58만9668대)까지 합치면 전년보다 10.4% 감소한 127만522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오렌지카운티(미국)=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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