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기블리 S Q4 S Q4 그란 스포트 시승기
-개선된 얼굴에 ADAS 탑재, 최고 430마력


2013년 국내시장에서 연간 115대 판매에 불과했던 마세라티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이듬해에 700대를 넘기더니 2015년에는 1,300대 이상 팔렸다. 올해는 2,000대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은 기블리 덕분이다. 마세라티의 진입장벽을 낮춘 엔트리 제품이지만 고성능 DNA를 고스란히 반영, 독일차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짚어냈다. 그리고 3세대 기블리가 외모를 바꾸고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까지 적용해 다시 한 번 돌풍을 노리고 있다. 뉴 기블리의 최상위 제품 SQ4 그란스포트를 시승했다.


▲스타일
신형 기블리는 듀얼 트림 전략으로 운영한다. 이 중 역동성에 초점을 맞춘 '그란스포트'는 전면에 스포츠 전용 범퍼를 장착, 우아함을 주제로 한 '그란루소'와 차별성을 뒀다. 상어 입을 형상화한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 역시 재설계를 통해 공력성능을 한층 끌어올렸으다. 그 중심에 있는 삼지창 엠블럼의 존재감은 여전히 무게감이 있다. 매서운 눈매에는 매트릭스 LED를 적용했으며, 남성의 힘줄을 연상시키는 보닛 위 주름은 고성능을 상징한다.



후면 역시 새 범퍼로 작은 변화를 꾀했다. 여기에 카본 스포일러와 크롬 배기파이프, 크기를 키운 디퓨저로 운동성능을 더욱 강조했다. 옆에서 바라본 모양은 유려하며 군더더기가 없다. 뒷바퀴 휠하우스 부분은 짐승의 허벅지를 닮았으며, 특유의 C필러에 자리한 엠블럼도 포인트다.




실내는 호화롭다. 특히 고가의 카본 인테리어 트림을 곳곳에 적용했으며, 시트와 대시보드 등에 쓴 가죽은 구멍을 뚫지 않은 최고급 소재를 사용했다. 3m에 이르는 휠베이스 기반의 넉넉한 실내공간과, 수평을 강조한 대시보드 디자인은 운전석에서 실제 느끼는 여유로움을 크게 만드는 요소다.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실내 온도를 포함해 내비게이션, 라디오 등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자체 내비게이션은 경쟁사보다 편의성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등을 지원하는 점도 유용하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V6 3.0ℓ 트윈터보 가솔린과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했다. 최고출력은 430마력으로 이전보다 20마력 증가했다. 최대토크는 59.2㎏·m다. 숫자만으로도 이 차의 성능을 짐작할 수 있다. 0→100㎞/h 가속까지는 4.7초, 최고시속은 286㎞에 달한다.




고성능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지만 운전자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차의 성격은 달라진다. 이 차는 가속 페달 답력이 일정 수준이 아닌 이상 우아하게(?) 움직이며 고급 세단 못지 않은 점잖은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단, 오른발의 인내심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속도를 마음껏 낼 수 있는 구간이 나타나고 인내심을 해제하자 성격은 돌변한다. 가속 페달에 힘을 가하는 것과 동시에 빠르게 속도를 높이며 정체성을 드러낸다.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도 속도를 재촉한다.



체감속도와 실제 속도의 괴리는 꽤 크다. 그 만큼 주행안전성을 담보했다는 뜻이다. 4WD 시스템인 Q4 덕분이다. 승차감은 스포츠 성능에 맞춰 다소 단단한 편에 속하지만 불편하진 않다. 노면 조건에 따라 지속적으로 댐핑력을 변화시키는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을 앞뒤로 적용한 덕분이다.



새 기블리의 특징 중 하나는 자율주행 레벨2에 해당하는 향상된 첨단 운전자 지원장치(ADAS)를 탑재한 점이다. 기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 차선 유지, 액티브 사각지대, 하이웨이 어시스트 시스템을 추가한 것. 첨단 편의 및 안전품목을 탑재하는 최근 흐름을 마세라티도 놓치지 않은 셈이다. 새 안전 시스템은 꽤 실용적이다. 시스템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일정 시간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도 차선을 유지하며 전방 교통흐름에 따라 속도제어와 정차까지 완벽하게 수행한다.


▲총평
기블리는 국내 시장에서 마세라티의 급성장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최근 SUV 열풍으로 르반떼 판매가 크게 늘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진 면이 없지 않지만 여전히 마세라티를 대표하는 게 사실이다. 다만 과거 기블리는 디젤 엔진이 압도적으로 많이 팔렸으나 최근에는 가솔린 엔진 판매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 세단의 고성능과 마세라티 특유의 사운드를 즐기려면 가솔린 엔진이어야 한다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정체성을 해치지 않은 적당한 변화, 여기에 ADAS의 기본 탑재로 상품성까지 끌어올린 새 기블리는 여전히 1억 원대 럭셔리카시장에서 독일 브랜드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다. 판매가격은 1억4,080만 원이며, 각종 선택품목을 더하면 1억7,010만 원까지 올라간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 [시승]아빠차가 젊어졌다, 쉐보레 말리부
▶ [시승]출구없는 소형 SUV의 매력, 티볼리 아머
▶ [시승]미국을 위한 8기통의 여유, 벤츠 GLS500
▶ [시승]대중차로 거듭나다, 닛산 2세대 리프 EV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