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국내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중형 세단은 올 3·4분기까지 누적 점유율이 13%로 하락했다. '제조사의 허리'라고 불리며 주목받았던 중형 세단이 국내외에서 차급을 가리지 않고 인기몰이중인 SUV 때문이다. 중형 세단의 주요 소비층이 보다 고급화한 준대형 세단으로 이동한 것도 어려움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중형 세단은 그래서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전보다 '쿨'(Cool)한 스타일과 성능으로 젊은 소비층을 겨냥하는 것. 그래서 외모는 세련미를 유지하고, 민첩성도 좋아지는 추세다. 이를 파악한 쉐보레도 신형 말리부에 상당한 변화를 줬다. 과거 분위기를 거의 모두 지웠다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변화가 크다. 말리부 2.0ℓ 퍼펙트 블랙 에디션을 시승했다.


▲디자인&편의품목
전반적으로 공기저항을 고려해 유려하고 늘씬하다. 저중심의 비율이 세련된 쿠페를 연상시킨다. 전면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 램프가 수평으로 이어져 안정감을 준다. 측면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캐릭터 라인이 일반적으로 쭉 뻗은 숄더라인과 달리 뒤로 가면서 서로 가까워지는 곡선으로, 마치 파도가 흐르는 것 같은 흐름을 만든다. 후면은 살짝 들린 스포일러가 역동성을 더하고 사각형 리어 램프와 그 아래 나란히 자리한 두 개의 배기구가 평행감을 이룬다.



퍼펙트 블랙 에디션은 자동차 전체를 블랙과 실버로 처리해 세련미를 강조했다. 앞뒤 금색 쉐보레 보타이 엠블럼을 블랙으로 교체하고 보닛에 회색 데칼을 더했다. 19인치 딥블랙 알로이 휠에도 회색 보타이 엠블럼을 넣어 통일감을 줬다.

실내는 구형보다 훨씬 넓어졌다. 휠베이스가 60㎜ 늘어나 2,830㎜에 달한 덕분이다. 디자인과 소재는 단조롭게 구성해 실용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도어트림과 시프트 레버에 우드패턴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블랙으로 통일했다. 디자인은 운전석과 조수석을 대칭적으로 구성해 안정감을 추구했다.


센터페시아에 내비게이션과 라디오, 애플 카플레이, 마이링크 등 각종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포함하고, 그 아래는 공조 버튼만 남겼다. 시프트 레버 사이 공간은 수납을 위해 남기고 센터콘솔은 널찍하게 마련했다. 스티어링 휠에는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유지보조 시스템 등의 조작 버튼을 배치하고 클러스터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시의성을 추구했다.




시트는 부드러운 가죽 소재를 사용했지만 쿠션감이 있진 않다. 앞좌석엔 열선과 통풍장치를 적용하고 뒷좌석엔 열선을 넣었다. 보스 오디오 시스템,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의 편의품목도 갖췄다.

▲성능
퍼펙트 블랙 에디션은 2.0ℓ 터보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253마력, 최대 36.0㎏·m의 성능을 낸다. 복합효율은 ℓ당 10.8㎞다. 앞바퀴에는 스트럿을, 뒷바퀴엔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말리부에 얹은 2.0ℓ 터보는 GM의 고급 브랜드인 캐딜락에 올리는 고성능 엔진이다. 낮은 회전수에서 조용하고 파워풀한 성능을 뽑아내는 게 특징이다. 실제 초반 응답성이 신속해 상당히 만족스럽다. 첫 발부터 굉장히 산뜻하게 차체를 움직이고 쉽게 속력을 뽑아낸다. 고속에 이르는 시간이 상당히 짧게 느껴진 이유다.

주행감각은 확실히 가족형 세단을 지향하는 만큼 편안함에 치중했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각이나 가속 및 제동에서의 반응도 재빠르다. 가속 및 제동 페달은 부드럽게 밟히면서도 생각대로 자동차를 움직인다. 서스펜션도 부드럽게 설정해 노면 충격을 매끄럽게 걸러낸다. 동승자 모두에게 편안하다. 소음 억제 역시 수준급이다. 정차중인 상황이나 고속주행일 때도 소음이나 진동이 적다.



신형 말리부는 다양한 안전 시스템을 장착했다. 8개의 에어백을 시작으로 긴급제동 시스템, 보행자감지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선이탈경고 시스템, 사각지대경고 시스템, 후측방경고 시스템 등을 갖춘 것. 차선이탈경고는 아직 차선을 유지하는 자율주행 수준은 아니고 경고 및 지원하는 정도다. 자동주차 기능은 경쟁차종에서 보기 힘든 차별점이다. 이 시스템을 작동하면 평행 및 직각 주차를 지원하고 빈 공간을 찾아낸다. 후방카메라와 후방경고, 보행자감지, 자동주차 등은 이용가치가 꽤 높다.



▲총평
신형 말리부는 확연히 달라졌다. 이전에는 단단하고 묵직한 중년의 느낌이 강했다면 지금은 훨씬 강력하면서도 경쾌해졌다. 그 동안 쉐보레가 단순히 '안전하고 편안한 차'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젊어졌다는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강력함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는 점이 더욱 세련됐다. 역동성 속에 편안함과 안락함을 품었다. 시원스러우면서도 섬세한 중형 세단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어울릴 만하다.


이 차의 판매가격은 3,340만 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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