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R&D 페스티벌

사이렌 소리에 진동하는 손목띠
장애인 지원 아이디어 쏟아져
운전석에 앉아 수화(手話)로 ‘우리집’을 말하자 내비게이션이 목적지를 집으로 설정한다. 차 밖에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차량 유리창에 푸른빛 램프가 깜박인다. 소방차 소리로 바뀌자 램프 빛이 붉은색으로 변한다.

현대·기아자동차가 12일 경기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연 ‘2017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대상은 이 같은 청각장애인 운전 지원 시스템을 개발한 ‘심(心)포니’(사진)팀에 돌아갔다. 현대·기아차는 연구개발(R&D)본부의 열린문화 조성과 연구원의 창의력 제고를 위해 2010년부터 이 행사를 열고 있다. 4~8명의 연구원이 팀을 이뤄 이동수단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실물로 제작해 경연을 펼쳤다.

대상을 받은 심포니팀은 청각장애인 운전자를 위한 사회적 배려가 거의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보청기 착용 상태에서 40데시벨(㏈)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모든 운전면허를, 못 들으면 2종 면허를 딸 수 있다.
심포니팀은 청각장애인 운전자가 교통상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외부 소리를 시각화하고 진동하는 손목띠도 개발했다.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의 사이렌과 자동차 경적 주파수를 분석해 다른 소리와 혼동되지 않도록 했다.

2위 최우수상은 생활보조로봇 ‘로모’팀과 ‘착한 자동차’팀이 공동 수상했다. 로모는 시속 16㎞로 달릴 수 있는 구동장치 위에 물건을 집는 팔, 1인용 의자 등을 장착한 로봇이다. 각종 센서를 활용해 장애물을 피하면서 목적지까지 스스로 이동할 수 있으며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등 각종 심부름도 가능하다.

착한 자동차는 택시 안전운전 지원 시스템이다. 손님이 타면 어린이 목소리로 안전벨트 착용을 유도하고, 하차 시 주변 상황을 감지·경고해 안전도를 높인다. 기사가 안전운전을 하면 상점을 적립하고 난폭운전하면 벌점을 주면서 주행 습관을 데이터베이스(DB)로 축적하도록 했다.

양웅철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담당 부회장은 “장애인 지원이나 안전에 관한 아이디어를 실제 자동차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화성=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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