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GLC 220d 4매틱 쿠페 시승기
-뛰어난 디자인 완성도...스타일만으로 경쟁력 충분


SUV 선택 기준에 실용성뿐 아니라 스타일까지 요구되는 시점이 도래했다. 세단의 전유물이었던 '쿠페' 스타일이 SUV 영역까지 깊숙히 침투한 것. 뒷좌석 지붕이 낮아지는 쿠페의 특성은 SUV의 생명(?)인 공간의 손해로 이어지지만 이를 기꺼이 감수하는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쿠페를 SUV에 접목시킨 프리미엄 브랜드는 BMW가 먼저다. X6를 선보이며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AC)'라는 명칭을 만든 것. 이후 X4까지 쿠페형 SUV 세그먼트를 독식해 왔지만 메르세데스-벤츠가 SUV 제품군을 재정비한 후 'GLE 쿠페'를 내놓으며 BMW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합류한 GLC 쿠페는 등장과 동시에 벤츠 SUV 라인업을 이끌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틈새 차종이기를 거부하는 벤츠 'GLC 220d 4매틱 쿠페'를 시승했다.



▲스타일
전면은 기존 GLC와 동일하다. 중요한 것은 측면. 일반 GLC 대비 76㎜ 길어진 오버행, 38㎜ 낮춘 차고는 보통의 SUV에서 느낄 수 없는 날렵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뿜는다. 상위 제품인 GLE 쿠페의 경우 큰 덩치로 인해 역동적인 느낌을 갖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지만 GLC는 쿠페라는 명칭의 어색함이 사라졌다. 뒷모습은 벤츠 쿠페 라인업의 기조를 따랐다. 수평형 LED 리어 램프는 너비를 강조하는 시각적 효과를 주며 램프 주위와 머플러에 적용한 크롬장식은 뒷태를 입체적이고 스포티하게 꾸며준다.




C클래스와 동일한 구성의 실내 인테리어는 군더더기가 없다. 다소 투박하고 올드한 분위기를 냈던 GLE와 비교하면 훨씬 더 세련된 느낌이다. 토글 스위치는 누르는 방식보다 감각 있으며,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역시 젊고 산뜻한 분위기를 낸다. 다만 터치패트 컨트롤러는 시각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여전히 조작에는 불편함이 따른다. 터치식 디스플레이의 부재가 여전히 아쉽다.



시트는 세미 버킷형을 채택했다. 쿠페라고 시트포지션을 따로 낮게 설정하지는 않았다. 당연히 운전석에서 쿠페의 기분을 느끼기는 어렵다. 높은 시트포지션은 이 차가 전방 시야확보가 용이한 SUV임을 각인시켜 준다. 2열 머리 공간은 쿠페형 실루엣으로 인해 손해를 봤지만 180㎝가 훌쩍 넘는 장신의 탑승자가 아니라면 감수할 수 있을 정도다. 다만 트렁크 용량은 GLC보다 200ℓ 줄었다.



▲성능&상품성
엔진은 4기통 2.2ℓ 디젤을 탑재해 최고 170마력, 최대토크는 40.8㎏·m다. 기존 GLK와 동일한 엔진이지만 9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 덕분에 복합효율은 ℓ당 12.9㎞로 준수한 수치를 확보했다. 쿠페라는 이름을 썼지만 주행 느낌은 GLC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출발 시 경쾌한 반응은 아니지만 가속이 이뤄진 후는 부족함이 없다.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으로 노면의 진동을 잘 흡수해준다. 소음진동 억제도 잘 돼 있다. 브랜드를 막론하고 최근 디젤 신차의 소음진동은 가솔린과 구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상향 평준화 됐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 속도는 적당하다. 역동성보다 실용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판단된다. 코너를 돌 때 높이에 비해 안정적이지만 쿠페라는 단어에는 미치지 못하는 몸놀림이다. 다시 한 번 이 차가 SUV임을 상기시키는 부분이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 등 총 5가지다. 주행 모드만 활용해도 운전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모드에 따라 엔진과 트랜스미션 스티어링의 특성이 바뀔 뿐 아니라 배기 시스템도 달라진다. GLC 쿠페의 경우 에코 모드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의 특성이 확연히 차이가 났다.



변속기는 9단을 채용했다. 웬만한 주행에서 9단까지 활용할 일은 거의 없다. 철저히 효율에 중점을 준 세팅이다. 사실 변속기에 9단 이상은 무의미하다고 업계 일부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부품 무게가 늘어나고, 구조가 복잡해져 효율 개선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고단 변속기는 운전자로 하여금 든든한 느낌을 준다. 참고로 GLK의 경우 7단을 채용한 바 있다.



▲총평
벤츠의 제품군을 두고 소위 틈새가 없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기존 제품의 파생마저 경쟁력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단순히 구색 맞추기로 제품을 내놓는 게 아니라는 것. 현재 약 500만원 저렴한 GLC보다 GLC 쿠페가 월 평균 70대 이상 더 많이 팔리는 것이 방증이다. 쿠페가 SUV와 만났을 경우 파생 차종, 틈새 차종이 아닌 주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GLC 쿠페가 보여주는 셈이다. 즉, 실용성은 SUV 선택에 있어 더 이상 최상위 고려 사항이 아니라는 얘기다.


당초 경쟁 차종은 BMW X4이지만 현재 국내 판매만 놓고 봤을 때 X4는 GLC 쿠페와 경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쿠페형 SUV는 아니지만 하반기 출시를 앞둔 BMW 3세대 X3, 최근 국내 출시한 볼보 2세대 XC60를 두고 소비자들은 충분한 고민을 할 것 같다. 가격은 7,000만원.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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