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차 빅3'의 굴욕…남아도는 재고에 당분간 공장 멈춘다

입력 2017-09-20 19:42 수정 2017-09-21 05:02

지면 지면정보

2017-09-21A10면

포드, 북미공장 5곳 가동 중단
GM·크라이슬러도 생산량 감축

SUV 내세운 일본차는 승승장구
미국 대표 자동차회사인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가 판매 부진으로 잇따라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안방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에 밀려 소형차와 중형 세단 판매량이 곤두박질치자 재고량을 줄이기 위해 고강도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 북미지역 5개 공장을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3개 공장과 멕시코 지역 2개 공장이 해당한다. 공장별로 1~3주간 가동을 멈춰 총 10주 동안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들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1만2000명은 일시적으로 해고 상태에 놓이게 됐다.

생산 중단되는 모델은 피에스타(소형차) 퓨전(중형 세단) 등으로 SUV와 크로스오버차량(SUV와 세단의 장점을 결합한 차)의 인기에 밀려 판매가 급감한 차종이다.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미국 내 SUV와 크로스오버 판매량은 46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데 비해 일반 승용차 판매량은 430만 대로 전년 대비 11.3% 감소했다.

경쟁업체인 GM도 소형차와 중형 세단 수요 감소에 따라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 공장에서 수천 명 규모의 일자리를 감축했다. 크라이슬러 역시 미니밴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에서 다음달 2일부터 5주간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미국 자동차업계가 안방에서 고전하는 것과 달리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혼다는 중형차 어코드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오하이오 조립공장에 근로자 300명을 충원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도요타자동차도 올초 켄터키주 공장에 근로자 900명을 추가 채용했다.

이들 자동차회사의 엇갈린 행보는 양극화된 자동차 소비시장을 반영한다. ‘똘똘한’ SUV나 크로스오버 모델을 갖춘 회사는 전반적인 시장 수요 감소세에도 선방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도요타(-1.3%) 혼다(-0.5%) 닛산(0.1%) 등 일본 자동차회사의 미국 내 판매량(8월 말 누적 기준)은 증가하거나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GM(-2.4%) 포드(-4.0%) 크라이슬러(-8.0%) 등 미국 3대 자동차회사의 판매량은 상대적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현대차(-12.7%)와 기아차(-8.4%)도 전년 대비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차량 가운데 전년 대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차종은 도요타 하이랜더, 닛산 로그 등 SUV와 크로스오버다. 판매 실적이 악화된 명단에는 포드 퓨전, 쉐보레 말리부 등 중형 세단이 이름을 올렸다.

보통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비싸고 에너지 효율성도 떨어진다. 미시간대 교통연구소의 마이클 시박 교수에 따르면 가솔린 가격이 갤런당 3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승용차가 SUV, 픽업트럭 등에 시장을 뺏기고, 3달러 이상이면 감소세가 멈추는 추세를 보였다. 2000년대 중반 이후 50% 안팎을 유지하던 일반 승용차의 판매 비중이 저유가로 지난 5월 기준 37.2%까지 감소한 배경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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