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쌍용차의 프리미엄 제안, G4 렉스턴

입력 2017-09-06 07:01 수정 2017-09-06 09:52
멋진 SUV를 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산속의 계곡도 좋고, 저 멀리 수평선이 보이는 해변도 머릿속에 떠오른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의 끝자락에 G4 렉스턴을 만났다. 짧은 시간 동안의 시승이지만 잠시라도 일상을 탈출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들었다.

쌍용차의 대형 SUV 라인업은 무쏘 이후 렉스턴, 렉스턴W에 이르기까지 16년여의 세월 동안 다듬어져왔다. 2017년 G4 렉스턴은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완전 신차로 다시 태어났다. 국내에선 프리미엄급 대형 SUV에 속하는 G4 렉스턴의 실력을 면면히 살펴봤다.

▲디자인&상품성
첫인상은 웅장하다.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미드사이즈 SUV를 보는듯한 느낌이다. 정면부터 차를 한바퀴 돌며 외관을 살폈다. 티볼리에서 보았던 디자인 요소들이 G4 렉스턴에 맞춰 적용됐다. 쌍용차만의 디자인 요소가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이다.

크기는 길이 4,850㎜, 너비 1,960㎜, 높이 1,825㎜다. 경쟁차인 현대차 맥스쿠르즈(4,905㎜)나 기아차 모하비(4,930㎜) 등과 비교해 길이가 55~80㎜ 짧지만 키는 G4 렉스턴이 가장 크다. 여기에 엔진룸 후드 끝단의 높이가 높아 앞에서 바라봤을 때 제원표 상 수치 이상으로 차가 더 크고 당당해보인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엔 체어맨이나 수출용 차에 적용하는 윙 엠블럼을 달았다. 그 옆으로 LED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이 자리 잡았다. HID 헤드램프와 범퍼 중간엔 LED 안개등 및 코너링 램프를 장착했다.

측면부는 헤드램프부터 이어지는 벨트라인이 앞뒤 펜더 부근에서 근육질 모습을 강조했다. 2열과 쿼터글래스엔 프라이버시 글래스가 적용됐다. 차 손잡이엔 1열과 2열 모두 락/언락 스위치를 달았다.

후면부는 뒷유리 끝단의 스포일러가 루프 끝단 선과 조화를 이뤘다. 이전 렉스턴W보다 간단하면서도 멋스런 느낌을 줬다. LED 면발광 리어램프와 브레이크등도 최신 트렌드에 맞춰 적절히 잘 사용됐다. 크롬 장식은 간결하면서도 세련됐다.




실내, 특히 1열은 좌우 대칭형으로 디자인됐다. 시승차엔 브라운 인테리어 패키지를 적용했다. 최고급 나파가죽과 함께 스티칭이 시트와 트림 곳곳에 새겨졌다. 스티어링휠엔 크루즈컨트롤, 열선, 인포테인먼트 설정 버튼 등을 배치했다. 윈도 스위치는 네 좌석 모두 원터치 기능을 적용했다.

각종 스위치의 조작감은 나쁘지 않는 편이다. 도어트림과 센터페시아 마감에 부분적으로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앞좌석 시트는 모두 전동식이다. 착좌감은 좋은 편이지만 요추 지지대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뒷좌석 공간은 충분히 넓다. 레그룸에 여유도 있고, 시트 등받이 각도가 많이 조절된다. 장거리 여행 시 뒷좌석 탑승객의 편의성을 많이 고려했다. 다만 시트 착좌부 끝단 높이가 낮아 키가 큰 사람이면 자세가 불편할 수 있는 구조다. 전반적으로 상품성이 많이 개선된 점은 틀림이 없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4기통 2.2ℓ 디젤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엔진 회전수 1600~2600rpm 영역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187마력, 최대 42.8㎏·m의 성능은 일상적인 주행에 부족함이 없다. 오프로드를 지향하는 풀프레임 차체의 4WD SUV지만 도심 주행도 편안하다. 신호변경 후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앞차를 따라갈 수 있다.

차를 돌려 고속도로에 올랐다. 시속 100㎞를 유지하는데 엔진회전수 1600rpm 정도면 충분했다. 최대토크가 발생되는 영역에서 일상 주행 시 필요한 속도가 나올 수 있도록 세팅이 맞춰진 듯하다. 전체 주행 거리 약 150㎞ 중 고속화도로에서는 ℓ당 13.1㎞, 소통이 원활한 시내에선 ℓ당 9.5㎞, 정체가 심한 시내에선 ℓ당 5.3㎞의 효율이 트립에 표시됐다.

7단 변속기의 반응은 명민했다. 속도를 높여나갈 때 자연스럽게 단수를 높여나갔다. 내리막길에서 팁-아웃(가속페달에서 발을 뗌)을 하면 저단으로 고정되면서 엔진브레이크가 자연스럽게 활성화됐다. 순간 가속 시 페달을 밟는 강도에 따라 변속타이밍이 조절, 보다 경쾌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G4 렉스턴의 주행감각은 편안함 위주로 세팅된 듯하다. 온로드에선 노면에 따라 다소 롤링이 발생했지만 승차감을 해치는 정도는 아니었다.

소음과 진동 억제도 만족스럽다.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는 진동은 스티어링 컬럼의 고유 특성, 인스트루먼트 패널 구조(IP Structure), 차체판넬, 엔진마운트 등의 영향을 받아 발생한다. G4 렉스턴의 경우 쌍용차 나름의 노하우를 통해 진동을 최대한 억제했다는 게 느껴졌다. 엔진음은 고회전 영역인 4,000rpm까지 매끄럽게 올라갔다. 시속 100㎞ 이상 속도를 높이면 노면소음과 풍절음이 조금씩 크게 실내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브레이크의 초기 응답성은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짧은 시간 연속적인 브레이킹 상황에서 부스터의 저진공압(low vacuum)으로 답력이 증가, 제동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차브레이크는 주차모드(P)와 중립모드(N) 이외로 변경할 경우 자동으로 해제되지 않는다. 여기엔 쌍용차의 개발의도가 들어갔을 것이다.

렉스턴의 4WD 시스템은 4트로닉(4tronic)으로 불린다. 자칫 소비자가 AWD와 풀타임 4륜구동으로 혼동할 수 있다. 4트로닉은 2H, 4H, 4L로 구성된 파트타임 방식이다. 극심한 오프로드와 구동력을 상실할 정도의 노면상태가 아닌 이상 2H 모드면 대부분의 상황에 대응하기 충분하다.

▲총평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G4 렉스턴은 확실히 매력 있는 차다. 파워트레인을 제외하고는 이전 렉스턴 W에 비해 상품성 면에서 대폭 업그레이드 됐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이 연일 확대되는 시점에서 SUV 명가를 자처하는 쌍용차가 자신 있게 내놓은 차다. 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가 돌풍을 일으키며 쌍용차의 부활을 이끌어낸 것처럼 G4 렉스턴 역시 회사가 도약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돼야 할 것이다. 경쟁차들과 경쟁은 쉽지 않겠지만 까다로운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주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G4 렉스턴의 가격은 3,350만~4,825만원이다.

시승/박재용 자동차칼럼니스트(이화여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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