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핫'한 차종은 소형 SUV다. 내수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소형 SUV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시장은 들썩거렸다. 쌍용자동차는 티볼리의 성공으로 기사회생했고, 르노삼성자동차는 QM3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쉐보레 트랙스는 단일차종 수출 1위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쟁자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현대자동차는 절치부심했다. 선배들의 상품성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소비자들의 요구를 꼼꼼하게 챙겼다.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는 메가시티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 직원들을 파견했다. 그 결과물이 코나다. 현대차가 추구하는 소형 SUV의 완성형이 무엇인지 코나 1.6ℓ 터보로 체험해봤다.

▲디자인&상품성
차체 크기는 길이 4,165㎜, 너비 1,800㎜, 높이 1,550㎜, 휠베이스 2,600㎜다. 소형 SUV에 걸맞은 아담한 크기이지만 독특한 모습과 비례감은 수치 이상으로 커보이는 효과를 낸다. '다소 과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던 디자인도 도로 위 풍경에 잘 녹아들었다.


소형 SUV는 여성 소비자를 겨냥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여성들의 구입이 많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제품 구성이 트렌드로 자리잡기도 했다. 반면 코나는 남성성을 앞세웠다. 미래지향적이고 강인한 인상을 강조했다. 볼륨감을 살린 범퍼와 펜더는 아이스하키 선수의 보호장비에서 영감을 받았다. 전체적인 자세도 낮고 넓은 '로&와이드'다. 분리형 컴포지트 램프는 자연스러우면서도 강한 느낌을 준다. 다부진, 그러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운동선수와 마주한 기분이다.


측면과 후면 역시 같은 디자인 기조다. 자세가 낮고 전체적인 선을이 속도감있게 표현했다. 후면 디자인은 전면과 통일감을 살렸다. 위 아래로 나눈 컴포지트 램프, 램프와 범퍼 후측면을 감싼 범퍼 가니시 등은 화려하면서도 탄탄해 보인다.


실내는 깔끔하다. 시트 위치가 경쟁차보다 낮지만 시야는 충분히 확보했다. 전체적으로 수평형 레이아웃을 적용, 개방감이 좋고 정돈된 느낌이다. 내비게이션부터 공조기, 오디오 등 기기들 배치도 깔끔하다. 휴대전화 무선충전 기능을 지원한 덕분에 전화기를 둘 공간이 별도로 있고, USB나 컵홀더도 실제 사용자에게 편리하게 잘 배치했다.


SUV의 실용성에 대한 소비층의 기대감도 어느 정도 충족할 듯하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 두 명 정도는 장거리를 떠나도 괜찮을 만큼 공간이 넉넉했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360ℓ다. 도어 입구가 낮아 짐을 싣고 내리는 데 편리했다. 2열 시트 풀 플랫 기능과 트렁크 플로어의 높이를 2단으로 조절할 수 있는 러기지 2단 보드도 적용했다.


호환 문제로 로엔과 공동 개발했다는 미러링 음악감상 어플리케이션은 써보지 못했다. 대신 케이블과 블루투스 연결로 크웰 오디오를 잠시 들어봤다. 가격대를 생각했을 때 상당히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을 겨냥한 듯 저음 재생이 인상적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선택은 현명한 것으로 보인다. 윈드실드에 직접 투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별도의 반사판을 장착한 컴바이너형이다. 원가 부담을 줄이면서도 기능적으로 훌륭하다. 낮에도 선명하게 운전자 정면 시야에 주행속도와 길안내, 각종 경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작동 여부 등을 보여준다. 주로 고급 수입차에서 만날 수 있던 기능을 소형 SUV에 포함한 것. 반사판이 오르내릴 때 '위잉'하는 모터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그러나 거슬린다기보다 첨단 기기가 작동한다는 느낌이 재밌게 다가왔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조합했다. 여기에 시승차는 전자식 4WD를 적용했다. 최고 177마력, 최대 27.0㎏·m의 성능을 낸다.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1.3㎞다.


화려한 외모와 풍성한 편의품목에 자칫 가려질 수 있지만 코나의 경쟁력은 단연 달리기실력이다. 주행성능이 아쉬워 소형 SUV 구매를 망설였다면 코나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직진 가속에서 뻗어나가는 힘은 당분간 동급에선 경쟁상대가 없어 보인다. 급격한 움직임에서도 자세를 추스르는 한계치가 높다. 전자장치의 개입은 자연스럽게 안정감을 준다.

현대차의 전반적인 제품 방향성은 일반적인 대중을 향해 있다. 다른 브랜드보다 딱히 역동적이거나 톡톡 튀는 성향은 없다. 코나의 시작점도 마찬가지다. 매뉴얼 모드에서 엔진회전수가 6,000rpm을 넘어가면 친절하게도(?) 알아서 변속기 단수를 높인다.

그런데 코나의 드라이브 모드는 이채롭다. 에코/컴포트/스포츠 모드가 있는데, 이전에 다른 현대차에서 경험했던 것들보다 변화의 폭이 크다. 스티어링 휠 무게만 달라지는 정도가 아니라 엔진회전수를 활용하는 정도나 페달 응답성 등이 확실히 달라진다. 운전의 즐거움을 중요시하는 젊은 층이 호응할 요소다.


재미의 대가는 연료비다. 실 주행효율 역시 주행방식과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급격한 차이를 나타낸다. 자동차전용도로 바깥 차선에서 에코 모드를 세팅하고 시속 80~90㎞로 달리면 ℓ당 14~15㎞의 효율이 계기판에 표시된다. 저단 기어를 적극 활용하면서 스포츠 모드로 급가속과 제동을 반복하자 표시 효율은 ℓ당 9㎞대로 떨어진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며 100㎞ 정도 주행한 최종 효율은 ℓ당 9.2㎞였다. 경쟁차들이 고효율을 강조하는 점이 시승 내내 상기됐다.

첨단 운전자보조 패키지 '현대 스마트 센싱'은 어색함없이 운전자를 보호한다. 패키지 구성에 따라 전방충돌방지 보조, 차선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후측방 충돌경고, 하이빔 보조 등의 기능이 있다. 센서 반응은 명민하고, 차선 이탈을 감지하면 스티어링 휠을 슬쩍 보정해주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 생애 첫 차를 고민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겐 반가운 기능이다.

▲총평
현대차는 코나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SUV의 새로운 기준'을 모토로 삼았다.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상품성을 갖췄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디자인, 주행성능, 편의·안전품목 등 모든 영역에서 경쟁차를 압도하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특히 주요 타깃으로 정조준한 20~30대 소비층이 좋아할 요소를 집요할 정도로 채워 넣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코나의 상품 구성은 철저히 '바텀-업(bottom-up)'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특정 컨셉트를 잡고 이를 구체화한 게 아니라, 타깃층이 원하는 요소를 모아서 제품을 완성했다는 얘기다. 경쟁차에서 소비자들이 가진 불만을 개선, 구매 만족도를 극대화하자는 전략은 한편으론 반갑고 다른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제품에 반영했단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코나가 후발주자로서 '웰메이드 SUV' 이상의 어떤 가치를 업계에 던져줄 자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코나 1.6ℓ 터보의 판매가격은 1,895만~2,455만 원이다. 디젤은 195만 원 추가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