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

2030년 개인 경유차 퇴출, 현실성 있나③

입력 2017-05-20 07:21 수정 2017-05-25 17:27
-꿈틀대는 LPG, 관건은 유류세 수급

문재인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 대책이 자동차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대선운동 당시 내세웠던 문 캠프는 경유차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오는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차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아직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공약을 시행하면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2030 개인 경유차 퇴출’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본지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경유차관련 정책의 영향과 실행 가능성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문재인정부는 디젤차를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했다. 지난 2009년 '환경친화적자동차에 대한법률'에 '클린디젤'이 포함되며 각종 지원을 받았던 것과 완전히 반대상황에 처했다. 따라서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등 주행중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친환경차들이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환경부는 올해 미세먼지 대응 예산으로 5,169억 원을 마련했다. 이 중 친환경차 보급 예산이 3,490억 원으로, 약 67%를 차지한다. 친환경차관련 예산 대부분은 전기차(2,642억 원)와 수소연료전지차(185억 원) 등에 배분돼 있다. 그런데 정부의 목표대로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25만 대, 수소차 1만 대가 보급돼도 줄어드는 미세먼지는 각각 29t과 1t에 불과하다는 게 걸림돌이다. 경유차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LPG 연료가 대안으로 부상하는 이유다.

LPG업계는 오랜 시간 LPG차의 규제 완화를 주장해 왔다. LPG를 수송용 연료로 도입할 당시 사용을 제한한 이유는 당시 정유사의 LPG 공급물량이 적었기 때문인데, 현재는 셰일가스 생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량 증가로 수급문제를 해결한 상황이다. 여기에 경유 대비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이 적다는 점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LPG업계 관계자는 "개인 경유차 전면 금지 공약이 나오면서 LPG차 규제 완화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며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내연기관차가 경유차의 수요를 흡수하면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면 그 대안이 LPG차 아니냐는 게 업계 입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LPG차 등록대수는 약 218만 대로, 2015년 대비 9만 대 이상 감소했다. LPG차가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국가유공자, 7인승 RV 등 일부 계층만 사용하도록 법으로 제한, 시장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경유차 운행금지 의지가 LPG업계엔 규제완화 현실 가능성을 높이는 셈이다. 여기에 문 정부가 대선운동 당시 LPG차 규제 완화를 언급하고, 친환경 교통 육성대상에 LPG차를 포함시키면서 회생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LPG업계에 따르면 LPG차는 미세먼지(PM10) 배출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경유차의 30분의 1에 불과하다. 2015년 환경부 차량배출가스 등급 조사 결과도 LPG차의 친환경성에 힘을 싣는다. 환경부는 대기오염물질 지수와 이산화탄소 지수를 합산한 값을 기준으로 유종별 자동차의 환경성을 1~5등급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LPG가 1.86, 휘발유가 2.51, 경유가 2.77로 LPG차가 가장 좋은 성적을 받은 바 있다.

현행 유류세 구조에선 LPG차의 확대를 정부가 마냥 반길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공개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현재 휘발유엔 ℓ당 529원, 경유엔 375원의 교통환경세를 부과한다. 이어 교육세와 주행세, 부가세 등을 더해 휘발유는 862원, 경유는 623원의 세금을 가격에 포함했다. 그러나 LPG는 ℓ당 300원의 세금이 전부다. 경유차가 LPG차로 이동하는 만큼 정부는 세수부족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경유차 대차 수요의 행방과 LPG차 규제 완화는 자동차업계의 이슈 중 하나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강광규 박사는 "LPG차는 이미 충전 인프라와 현실적인 가격을 모두 갖추고 있어 전기차나 수소차가 대중화되기 전까지 현실적인 친환경차로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LPG차 규제 완화는 미세먼지 저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면서도 정책 시행에 수반되는 국민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행 측정체계에서 LPG가 경유보다 미세먼지가 적게 나오는 건 맞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에 있어선 불리하다"며 "갑작스런 (LPG차에 대한) 규제 완화가 자칫 에너지시장 균형을 무너뜨리고 배출가스 관리에 있어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LPG 규제 완화에 대한 결과는 오는 6월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LPG업계는 5인승 SUV의 LPG 엔진 탑재를 허용해도 당장 구매할 차종이 없는 만큼 중형 LPG 세단도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산업부를 비롯한 정유업계는 자칫 LPG로 수요가 대거 이동하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상황과 다를 게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저렴한 연료비로 LPG가 늘자 정부는 유류세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LPG의 세금을 높이는 1차 에너지세제개편을 시행한 바 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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